CSI 과학 수사대, FBI 실종 수사대, NCIS 등의 드라마를 본 적이 있나요? 드라마에는 주로 강력 범죄의 현장이 나오고 여러 과학적 도구를 활용해 사건의 수사를 해 나가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집니다.  수사 초기에 범인으로 지목된 용의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범죄를 순순히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적 수사를 통해 수집한 증거를 내세우면 범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죠. 너무나 명백한 증거가 눈 앞에 있으니까요.
경찰학 사전에는 '과학수사'는 범인을 발견하고 증거를 수집하여 사안의 진상을 밝히는 수사활동에 과학적 지식·기술과 감식시설·장비·기자재 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수사로 자연과학 분야의 지식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의 지식의 원리까지 총동원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드라마가 바로 과학 수사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인데요, 우리나라의 국립과학수사 연구원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범죄 역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어 과거의 수사방식만으로 범인을 검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황에 맞는 도구, 다양한 기법 등을 활용하여 범죄 수사를 하는 것이 필요할 텐데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오늘은 과학 수사와 관련된 여러 직업들을 소개해 드리니, 특정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직업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 강국입니다. 덕분에 디지털 기기의 사용인구도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하죠. 여러분들도 PC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각종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을 텐데요, 이렇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흔적이 남게 됩니다. 일반인들의 흔적은 상관없겠지만, 범죄자들의 흔적은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런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일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이 하는 일은 주로 증거 수집 및 복구, 증거 분석 및 제출 등의 일입니다. 우선 컴퓨터 메모리,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USB 메모리 등 저장 매체에 남아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수집된 데이터에서 삭제된 파일을 복구하거나 암호화된 파일을 해독하는 등 보다 분석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가 어떤 증거 능력을 가지는지 등을 명확히 제시하고, 확보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여 법정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증거로 재탄생시킵니다.

해당직업을 가지려면?
디지털 포렌식은 정보기술과 법과학의 만남을 통해 현대사회의 범죄수사에 시너지 효과를 내는 대표적인 융합 학문입니다. 법이나 IT 관련 학과를 전공하면 업무에 도움은 되겠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포렌식은 대중화된 상황도 아니고, 관련 인력도 대부분 검찰 등 국가 수사기관에 있기에 국가공무원 공채시험을 치르고 수사관으로서의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IT 관련학과를 전공한 학생이 검경찰 공무원 시험을 치른다면, 자신의 적성이 있는 IT 기술을 활용하여 이 같은 직업을 목표로 삼을 수 있을텐데요, 이 경우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양의 디지털 자료 중 범죄의 단서가 되는 것을 찾아내고 이것이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끈기가 필요하고 추리력을 발휘해야 할 때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호기심이 많고 집요한 성격의 소유자, 연구자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프로파일러
최근, 아무런 이유 없이 길을 가던 행인에게 흉기를 휘두른다거나, 불을 지르는 등 정해지지 않은 대중들을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이해관계도 없을뿐더러 범행 동기도 확실치 않아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은데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프로파일러입니다.
프로파일러는 범죄 현장을 분석해 범인의 특성과 성격, 행동 유형, 직업, 연령 등을 추론해 내는 일을 하는 범죄 심리 분석자를 의미하는데요,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여 검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주요 업무는?
프로파일러들은 증거가 불충분하여 일반적인 수사 기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연쇄 살인 사건이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 특히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거나 상식적이지 않은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투입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프로파일러들은 범죄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하여 범행 동기와 용의자의 특징 등을 분석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축적된 자료와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용의자의 성격, 행동 유형을 분석하고, 도주 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여 수사진에게 제공하여 수사를 도와줍니다. 또, 피의자가 검거된 후에는 심리적 약점을 공략해 자백을 받아내고 여죄를 밝히는 심문에도 참여하여 범인 검거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일선 형사들을 돕습니다.

해당 직업을 가지려면?
최근 프로파일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회적 요구도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프로파일링은 초기 단계라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프로파일러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경찰청 내에서도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어 채용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로파일러는 대개 경찰공무원 신분으로 국가기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과학수사 경력을 쌓은 경찰관 중에서도 범죄 분석 전문교육을 이수한 사람에 한해 프로파일러 자격이 주어지며, 경찰학교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고 나면 지방청 과학수사계 등에 배치되어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학부에서 일반 심리학을 공부한 후 대학원을 범죄심리학과로 진학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좀 더 광범위하게 ‘과학수사’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심리학, 사회학, 범죄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 관련 지식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사이버 범죄 수사관
DDos 공격이나 해킹부터 인터넷상의 명예 훼손, 통신상의 사기 사건 등 사이버 세계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매우 많습니다. 이렇게 인터넷 공간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파악하여 검거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바로 사이버 범죄 수사관입니다. 즉, 특수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이지요. 보통 컴퓨터 앞에 앉아 수사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사이버 범죄 수사의 궁극적인 목적 또한 인터넷 공간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검거하는 데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사이버 범죄 수사관의 업무는 크게 사이버 테러와 일반 범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테러의 경우, 컴퓨터 통신망 및 인터넷과 같은 기구를 이용하여 가상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하는데요, 컴퓨터 해킹, 컴퓨터 바이러스 및 메일 폭탄 유포, 사이버 스토킹처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컴퓨터에 접근해서 정보를 빼돌리거나 내용을 바꾸고,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도록 네트워크를 교란시키거나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범죄를 다루는 것입니다.
일반범죄는 통신상의 사기 사건, 인터넷상의 명예 훼손, 불법 복제, 불법 유해 사이트(도박, 자살, 폭발물 등)와 관련된 범죄를 말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선거철에는 인터넷상에서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 공표 등 불법 게시물을 감시 및 단속하는 일도 담당합니다.

해당 직업을 가지려면?
사이버 범죄 수사관이 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일반경찰 중에 전공이나 컴퓨터와 관련된 전문성을 인정받아 사이버 수사대에 발탁되거나 사이버 범죄 수사관 특채로 선발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특채에 지원하려면 정보 처리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거나 전산 관련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사이버 범죄 수사관으로 일하기 위해 반드시 전산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산 관련 업무가 많은 만큼 전산학과 졸업자들이 취업과 업무 수행에 훨씬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체력적인 요인도 필수인데요, 일정 기준의 체력 테스트를 통과해야 선발될 수 있으며, 선발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체력 훈련을 수료해야 한다고 해요.
컴퓨터나 인터넷상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분석적이고 꼼꼼한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입니다. 또한, 인터넷상의 수사 기법이 과학화되고 있지만 범죄도 함께 지능화되고 교묘해지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정보 통신 분야의 신기술을 습득하고 최신동향을 파악하는 등 계속해서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거짓말 탐지관
범죄 중에서 유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확실한 물증이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렇게 확실한 물증이 없는 경우엔 용의자나 증인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요, 범죄 수법이 치밀해지면서 용의자 진술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져, 용의자의 진술이 거짓인지 아닌지를 밝히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거짓말 탐지관은 범죄 용의자가 거짓말을 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밝혀내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하는데요, 수사에 활용되는 거짓말 탐지기는 오락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것처럼 전극을 신체에 부착하고 질문하여 그 반응을 측정하여 즉각적으로 참과 거짓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중립적인 질문을 하여 드러나는 생리적 반응을 측정하고, 본격적으로 필요한 질문을 하면서 거짓말 탐지기에 기록되는 결과를 보고 판독한다고 합니다.

주요 업무는?
주로 경찰이나 검찰에 근무하는 거짓말 탐지관은 앞서 설명했듯이 증인이나 용의자의 진술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업무가 주를 이루지만, 국과수에 근무하는 거짓말 탐지관은 연구 업무도 함께 수행합니다. 이는 업무 수행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람의 성격에 따른 거짓말 반응 유형 등을 조사하고 거짓말 측정시 오류를 줄이기 위한 질문 기법의 구성 등을 연구한다고 하네요.
 
해당 직업을 가지려면?
우리나라에 거짓말 탐지 검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은 2012년 기준으로 약 120명 가량인데요, 대부분이 경찰청, 검찰청, 국가정보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근무하는 특수 공무원 신분입니다. 범죄 수사를 위해서 거짓말 탐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찰이나 경찰 내부 직원 중 수사경력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거짓말 탐지 교육 훈련을 통해서 거짓말 탐지 검사관을 양성합니다.
거짓말 탐지관으로 일하려면 심리학, 상담학, 생리학 지식 등이 필요하므로 이를 전공으로 공부하는 것이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짓말 탐지관으로 일하려면 대화를 이끄는 능력이 중요한데요, 용의자나 증인이 처한 상황을 살피고, 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 거짓말 탐지가 가능한 대화상황을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고 : 워크넷 직업진로 정보/ 경찰학 사전, /
고용정보원 발간자료 <2013 신생 및 이색직업>,<2011 신생 및 이색직업>